40대 택시기사 '살인' 고백하고 분신자살

입력 2014-01-24 17:41

[쿠키 사회] 40대 택시기사가 “여자를 죽였다”고 고백하고 분신해 숨졌다. 택시기사로부터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시신은 전남 나주의 한 저수지 인근에서 발견됐다. 200여명의 경찰병력과 잠수부, 경찰 헬기를 동원해 수색에 나선지 6시간 만이다.

광주서부경찰서는 24일 오후 2시45분쯤 나주시 덕동리 한 저수지 인근 하수구 풀숲에서 택시기사 정모(48)씨가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당시 시신은 땅에 묻혀있었고 낙엽에 덮여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여성의 시신의 목과 뒷머리 부위에는 각각 흉기에 찔린 흔적과 둔기로 맞은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됐다. 저수지 인근 야산에서는 피해자의 신용카드와 청구서 등이 담긴 가방과 파손된 휴대전화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정씨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저수지 인근에 유기한 여성이 유모(49)씨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정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살펴 피해가 우려되는 여성을 3명으로 압축했다. 정씨의 행적을 조사한 경찰은 사건발생 당일 정씨가 유씨와 점심부터 술을 곁들여 식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택시의 운행기록장치를 분석해 나주의 저수지에서 40여분간 택시가 머무른 것을 파악하고 24일 새벽부터 저수지 일대의 수색에 들어갔다.

정씨는 지난 23일 오후 10시44분쯤 광주 서구 한 택시회사 주차장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몸에 불을 붙였다. 주변에 있던 동료가 소화기로 불을 껐으나, 생명이 위독해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24일 오후 숨졌다. 정씨는 분신 직전 회사 간부에게 전화해 “차가 더러워져 미안하다. 휘발유를 뿌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쯤 나주의 고향 집에서 삽을 들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할머니에게 “여자를 죽여 묻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정씨는 오후 10시쯤 아버지에게 큰절을 하고 광주로 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한 정씨는 지인을 통해 전남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를 알게 됐으며, 함께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다툼 끝에 유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씨의 사망으로 인해 정확한 살해 동기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씨의 택시 뒷좌석에는 다량의 혈흔 자국과 시신의 일부로 보이는 살점 등도 발견됐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