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 폐사 가창오리 AI 감염 추정
입력 2014-01-24 07:25
충남 서천 금강하구에서 발견된 가창오리 폐사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금강하구에서 발견된 가창오리 폐사체를 부검한 결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와 같은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오리들이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되면 AI가 전북 외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한 첫 사례가 된다.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와 금강하구는 직선거리로 55㎞ 떨어져 있어 최대 10㎞인 방역 당국의 방역망을 넘어서게 된다. 또 이번 AI 사태 진원지인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7만여 마리가 금강하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채취한 낙동강 하구인 을숙도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고병원성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을숙도 철새도래지에서 물닭 1마리와 붉은부리갈매기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고, 경북 구미 낙동강 체육공원에서 청둥오리 1마리와 고니 1마리가 사체로 발견됐다. 충남 당진시 삽교호에서도 폐사한 철새 10여 마리가 발견됐다. 농림부는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15건의 AI 검사 의뢰가 지자체로부터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철새가 AI를 전파시키는 주범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철새가 날아다니며 남긴 분변 등으로 인해 인근 농장의 오리들이 전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03년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방역 당국은 AI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점 등을 토대로 이렇게 지적해 왔다.
반대로 환경단체나 조류단체 관계자들은 가창오리가 오히려 이들 농장으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베리아에서 10월 말부터 날아오기 때문에 AI 잠복기간 21일을 감안하면 훨씬 전부터 폐사가 발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국립생태원은 이날 금강하구에서 수거된 가창오리 폐사체에서 AI 검출이 우려됨에 따라 24일부터 임시 휴원하기로 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