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중국발 악재에 1950선 다시 와르르

입력 2014-01-24 07:22 수정 2014-01-24 10:34


중국발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1950선을 또 내주고 말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는 하룻밤의 단꿈에 머물렀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83포인트(1.16%) 내린 1947.5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1970선을 넘봤다. 하지만 외국인이 매도 폭을 키우고 오후 들어 기관까지 매도행렬에 가세하면서 결국 주저앉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65억원, 39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197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날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대거 처분한 건 중국발 악재 때문이다. 장중 발표된 중국의 1월 HSBC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치가 49.6으로 시장 예상치(50.3)와 기준선(50)을 밑돌았다. 중국에서 10억 위안(약 1760억원)가량의 자산관리상품(WMP)이 부도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WMP 연쇄 부도로 인한 ‘그림자 금융’ 붕괴 우려도 불거졌다.

국내에서도 악재가 터졌다. 이날 오후 2시 현대차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내놓으면서 하락세가 짙어졌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중국의 PMI와 그 하위 지표들이 동반 침체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대거 떠나면서 모든 업종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전기전자·통신·운수창고·유통·의약품·금융·섬유·제조·철강금속·보험업이 1% 넘게 떨어졌다. 은행·종이목재·기계·건설업 정도가 약보합으로 선방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1.90% 내린 23만2000원에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신한지주, KB금융은 2% 넘게 추락했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하락을 면한 건 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 두 곳뿐이었다.

지난해 318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공시한 동양증권은 폭락을 맞봐야 했다. 동양증권은 8.90% 떨어진 2355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슈퍼박테리아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이수화학은 하락장 속에서도 5.58%나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5포인트(0.07%) 내린 522.72로 장을 마쳤다.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닥 시총 2위 서울반도체는 이날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