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71시간 30분 만에 한석우 무역관장 무사 구출
입력 2014-01-24 07:22 수정 2014-01-24 10:39
리비아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던 한석우(39) 코트라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피랍 71시간30분 만인 22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무사히 구출됐다. 별다른 외상 없이 구출된 한 관장은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으로 옮겨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오후 9시15분쯤 한 관장의 신병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보안당국은 이날 오후 보안군을 투입해 납치범들이 머물던 트리폴리 시내의 모처를 전격 급습했다. 납치범들은 모두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보안군이 동원되자 별다른 저항 없이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측은 납치범들과 석방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비밀리에 검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현지 보안당국이 설득과 위협을 병행한 작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자칫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구출 작전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현장에선 우발적인 교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장은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당하지는 않았고, 현재 건강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정부는 밝혔다.
앞서 리비아 보안당국은 피랍 당시 상황과 자체 정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단기간 내 이들의 신원과 위치를 파악한 리비아 측은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 납치범들은 당초 석방 조건으로 상당히 무리한 요구를 내걸면서 23일 오후 1시(한국시간 23일 오후 8시)까지라는 협상시한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납치범에게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돈을 주지 않고 해결했다”고 말했다. 납치범들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젊은 나이대의 소규모 무장단체 일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단기간에 종료된 것은 리비아 정부가 준(準)외교관급인 한 관장의 피랍사건이 엄중한 사안임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해외 순방 중 피랍 소식을 보고받고 “피랍자 석방을 위해 모든 외교역량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고, 피랍 기간 내내 각별한 우려와 관심을 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리비아 당국에 적극적인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한 관장 구출을 위해 적극 협력해준 리비아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