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AI·공약폐기’ 악재들 수두룩… 朴 대통령 ‘무거운’ 귀국
입력 2014-01-24 07:22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 해외 순방에서 ‘코리아 세일즈’에 주력하며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다시 험난한 국내 현안에 직면하게 됐다. 대형 악재들이 박 대통령을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온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카드사의 금융정보 유출 사건을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다.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순방 도중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며 국내 현안에 대해 지시를 내릴 정도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주무 부처 수장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해 여야 모두의 공분을 샀다. 정보 유출과 관련된 후속 피해가 발생할 경우 박 대통령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차단도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사안이다. 이미 수십만 마리의 오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어느 정도 선에서 사태를 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를 백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이 공천제 유지를 당론으로 확정지을 경우 지난 복지공약 축소 논란 때에 이어 또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새누리당은 대국민 사과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의표명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김 실장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대통령을 맞았다. 김 실장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함께 트랩을 올라 박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금 전 김 실장을 직접 만나 사의표명설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연차총회 일정을 끝으로 취리히를 거쳐 7박9일간의 인도 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다시 내치 시험대에 서게 된 박 대통령이 악재에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설 민심도 요동칠 전망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