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MBC ‘아빠! 어디가?’ 김진표 논란 2R… 이번에는 시청자에 대한 폭력 도마 위에

입력 2014-01-23 17:42 수정 2014-01-23 21:55


MBC ‘일밤-아빠! 어디가?’(사진)가 새 옷을 입었습니다. 연예인 아빠들과 자녀가 함께 1박2일 여행을 떠나는 형식으로 큰 인기를 끈 ‘아빠! 어디가?’는 기존의 아빠 3인에 이어 새로운 아빠와 아이를 영입하며 2기 출범을 선언했죠. 방송인 김성주(42)와 아들 민율(5), 배우 성동일(47)과 딸 빈(7), 가수 윤민수(33)와 아들 후(8)에 더해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안정환(37)과 아들 리환(7), 배우 류진(본명 임유진·41)과 아들 찬형(8), 가수 김진표(36)와 딸 규원(5)이 합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인기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아빠! 어디가?’에 김진표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시작됐습니다. 김진표는 철없고 짓궂은 행동으로 인기를 끈 그룹 패닉 출신의 가수입니다. 그러나 그 철없음이 문제가 됐죠.

그는 2012년 케이블 채널 XTM의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 코리아’에서 추락하는 헬기를 보고 “운지를 하고 만다”고 설명해 거센 극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운지’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로 쓰는 단어입니다.

이 밖에도 래퍼 조PD와 함께한 노래 ‘닥터 노 테라피(Dr. No Therapy)’에서 ‘노빠 호빠 다 짜증나’ 혹은 ‘대통령이 수술한 거 나 열라 불만 많어’ ‘절대로 지지하지 않을 거야’ ‘노빠들 모여 댓글단다’ 등의 가사로 노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디스’(Dis·상대방을 폄하하고 깎아내린다는 뜻의 힙합 용어)한 전적이 있습니다. 김진표는 “정확히 모르고 사용했다, 철없을 때 한 행동”이라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죠.

결국 ‘아빠! 어디가?’를 연출한 김유곤 PD가 나섰습니다. 김PD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실 연예인 김진표에게 우리 프로그램이 매달릴 이유는 없다. 그러나 김진표를 일방적으로 자르는 것은 방송사의 폭력이라 생각한다”며 “김진표의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그를 변호했습니다.

그러나 김 PD의 말에 시청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함을 바탕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아빠로서의 김진표는 몰라도, 방송인 김진표로서 여태까지 보여준 행동들은 시청자를 불편하게 한다는 것이죠.

심지어 “MBC가 시청자에게 김진표를 강요하는 것 또한 폭력”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됐습니다. 한 시청자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인물을 반대를 무릅쓰고 지상파 방송사 황금시간대에 내보내는 것 자체가 강요와 폭력”이라며 “더욱이 지난해 11월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이외수의 천안함 폭침 강연을 ‘통편집’한 MBC가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항의했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