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EPL 두번째 우승 부푼 꿈

입력 2014-01-24 02:31

기성용(25·선덜랜드)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컵대회인 캐피탈원컵에서 또 펄펄 날았다. 이번에는 어시스트와 승부차기 결승골로 선덜랜드를 결승 무대에 올려놨다.

기성용은 23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대회 준결승 2차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연장 후반 14분 필립 바슬리(29)의 골을 어시스트하고 승부차기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하는 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18일 첼시와의 8강전에서 종료 직전 결승골로 팀에 준결승 진출권을 안겨준 기성용은 이번에도 승리를 주도하며 맨유를 무너뜨렸다. 승부차기에서 기성용의 마지막 골로 2대 1 승리를 거둔 선덜랜드는 1985년 이후 29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선덜랜드는 3월 3일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강호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선덜랜드는 2차전에서 0대 1 패해 1차전(선덜랜드 2대 1 승) 포함, 2대 2로 비기면서 곧바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기성용의 진가는 그 때 드러났다. 기성용은 연장 후반 14분 맨유의 골문 앞 혼전을 피해 공을 돌리다 수비수가 따라붙지 않은 바슬리를 발견하고 빠르게 패스했다. 바슬리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맨유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선덜랜드가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기성용은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두 팀의 키커 열 명 가운데 세 명만 성공한 승부차기에서 기성용은 네 번째 키커로 나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두 팀의 키커 세 명이 모두 실축하면서 기성용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선덜랜드의 거스 포옛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과 바슬리가 승부차기 네 번째 순서를 놓고 다투기도 했다”며 기성용의 강한 승부욕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8점을 부여했다. 맨유의 공격형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25·일본·평점 5점)와 벌인 ‘미니 한·일전’도 기성용의 완승으로 끝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