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목해야 할 해외 스타] (5) 남자 피겨 패트릭 챈 (캐나다)
입력 2014-01-24 01:40
4회전 점프 완성으로 싱글 빙판 호령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가 김연아(24)라면 남자 싱글은 동갑내기 친구인 패트릭 챈(캐나다)이다. 김연아 주최 아이스쇼에 단골로 출연해 우리나라에도 팬이 많다. 그는 김연아가 화려하게 복귀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반우승을 차지하며 2011년 이후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 이후 13년 만에 첫 3연패였다.
챈은 안방에서 열린 2010 밴쿠버올림픽 당시 에반 라이사첵, 예브게니 플루셴코 등과 함께 메달 후보로 꼽혔다. 주니어 시절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성장을 거듭하더니 2007∼2008시즌부터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거푸 우승을 했고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2009∼2010시즌엔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신종플루 의심 증세 때문에 항생제를 맞았는데, 그 후유증으로 근육이 약화되고 점프할 때 통증에 시달렸다. 그 여파로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까지 입은 그는 한차례 그랑프리 시리즈 외에 국제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밴쿠버올림픽에 출전했지만 5위에 그쳤다.
밴쿠버올림픽 직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부활을 알린 그는 2010∼2011시즌부터 남자 싱글 최강자로 우뚝 섰다.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라이사첵과 은메달리스트 플루셴코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올림픽 이후 대회에 나서지 않은 탓도 있지만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 당시엔 “쿼드러플 점프는 스케이팅 기술이 뛰어나지 않은 선수가 포인트를 벌충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빙상연맹(ISU)의 룰 개정으로 4회전 점프의 기본점수가 올라간데다 4회전 점프에 능한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자 자신도 도입했다. 원래 스케이팅 기술과 표현력이 좋은데다 고난도 기술까지 장착한 그는 지난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295.27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소치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그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자들이 있다. 먼저 일본의 신예 하뉴 유즈루(20)다.
하뉴는 지난달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93.25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컨디션 난조 속에 280.08점에 그친 챈을 2위로 밀어냈다. 특히 하뉴는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는 99.84점을 받아 챈이 그랑프리 5차에서 세운 역대 쇼트 최고점(98.52점)도 다시 썼다. 2012년부터 김연아의 전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의 지도를 받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시 빙판에 돌아온 ‘빙판의 차르’ 플루셴코(32)도 자타공인 금메달 후보다. ‘점프의 달인’ 플루셴코는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2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과 밴쿠버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땄다. 밴쿠버올림픽 당시 그는 쿼드러플 점프를 뛰었지만 수행점수에서 라이사첵에 뒤지는 바람에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치자 신채점제를 비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전성기 못지 않은 점프 실력을 갖고 있다. 그는 조국에서 열리는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겠다는 각오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