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미국 참패 베트남전 본질 파헤진다
입력 2014-01-24 01:40
최고의 인재들/데이비드 핼버스탬(글항아리·4만8000원)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걸작 논픽션. 저자는 베트남 전쟁 관련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이다. 1972년 발표한 뒤 20년간 미국에서 양장본 18만부, 보급판 150만부가 팔려나갔다.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심층 취재를 토대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엮어내 ‘뉴저널리즘’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 신뢰받던 미국 케네디 정부가 어떻게 미국 역사상 최악의 실패로 꼽히는 베트남 전쟁을 시작했는지 의문을 품고 과정을 추적한다. 맥조지 번디 대통령특별보좌관,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 등 핵심 브레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는지, 그리고 엘리트주의와 편견에 사로잡힌 그들이 어떻게 잘못된 결정을 내렸는지 그 이면을 치밀하게 기록했다. 케네디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대통령이 된 린든 존슨 행정부마저 잘못됐음을 알면서도 그 길에서 돌아서지 못했다.
저자는 비판한다. “외교 정책에 국내 정치와 정책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불순한 의도가 없다는 믿음은 거대한 미신이었다. 결정적인 정책들은 모두 국내 정치를 고려한 산물이었고, 다가오는 선거에서 허약한 정권으로 비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서 빚어진 것이었다.” 송정은·황지현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