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무상, 핵 사용 언급 파장
입력 2014-01-23 01:36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기시다 외무상이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넓게 취하는 국가도 있지만 (핵보유국은) 적어도 개별·집단자위권에 근거해 극한 상황에 한정하도록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 20일 일본 나가사키대 강연에서 핵무기 축소를 위한 실천적인 단계를 소개하는 가운데 나왔다.
강연장에서는 “핵전쟁을 인정한다는 것이냐”는 원폭 피해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무상은 “현 시점에서 한발 한발 진전시켜가는 것이고 그 과정을 논의하면서 든 예”라며 “결코 우리나라(일본)가 사용하는 것을 인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시다 외무상의 발언 자체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을 전제한 것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연을 들은 원폭 피해자 2세는 “원폭 피해지인 나가사키에서는 핵무기를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한정적으로 사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쓰치야마 히데오 전 나가사키대 학장도 “일본이 핵 폐기를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자세를 느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