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치올림픽을 보름 정도 앞둔 시점에서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등 일부 국가가 테러 위협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치에 잠입한 테러 용의자의 수배령까지 내려진 상태라 참가국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헝가리 올림픽위원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소치올림픽에 참가하면 테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헝가리 올림픽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고했고, 자국 내 테러방지센터에도 신고를 마친 상태다. IOC는 헝가리뿐 아니라 이탈리아, 독일,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도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IOC는 실제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IO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반인이 무작위로 몇몇 국가 올림픽위원회를 골라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위협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관련 정보를 해당 국가와 해당국 안보팀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소치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러시아에 대테러 지원을 제안했다. 러시아에만 맡겨선 마음이 안 놓인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소치올림픽 안전 개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21일 전화통화를 했다. 미 백악관은 미국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러시아가 최고위급 군 당국자를 통해 소치올림픽 보안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러시아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대표로 나섰다.
논의 대상에는 미국의 특수 장비를 올림픽 경비에 사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장비는 반군이 멀리서 폭발물을 터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휴대전화나 무선신호를 탐지하고 불통으로 만들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간이 폭발물에 대응할 목적으로 개발했다. 현지 반군이 사제 폭탄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소치올림픽 참가땐 테러”… 獨·伊·헝가리 등 일부 국가에 협박 이메일
입력 2014-01-23 03:31 수정 2014-01-23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