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기술 한계 넘자” 삼성, 사업부문별 결의대회 사상 첫 개최

입력 2014-01-23 02:32

삼성그룹이 신년 벽두부터 한계돌파를 위한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변화와 혁신의 정신을 전 임·직원이 공유하기 위한 행사도 잇달아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내부 슬로건을 ‘시장과 기술의 한계돌파’로 정하고 전체 임직원의 의지를 모으는 결의대회를 사업부문별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내부 결의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한계돌파 재도약 결의대회’로 명명된 이 행사는 임직원의 의지를 굳건히 해 어려운 경영 여건을 극복하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전자의 TV, 생활가전, 프린트,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윤부근 사장 주관으로 21일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어 휴대전화, 카메라, PC,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과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전사 부문이 23일 신종균 사장과 이상훈 사장 주재로 각각 행사를 진행한다. 메모리, 시스템LSI 등을 담당하는 부품(DS)부문은 지난 13일 권오현 부회장 주관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그룹 최고경영자들도 장자(莊子)의 우화를 통해 혁신의 지속성과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사옥에서 22일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 강사로 초빙된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를 통해 “세상은 언제나 변하고 있다”며 “세상의 변화에 따라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고 사장단에 조언했다.

김 교수는 장자의 ‘사마귀 우화’를 예로 들면서 혁신하지 않으면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마귀 우화는 장자의 산목(山木)편에 나오는 내용으로 장자가 과일나무에 내려앉은 까치를 활로 쏘려고 하는데, 까치는 사마귀를 잡느라 정신이 팔려 자신이 죽을 줄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또 사마귀는 매미를 잡느라 까치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매미는 나무 그늘에서 늘어지게 우느라 사마귀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우화는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더 큰 것을 놓치기 쉽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기업도 당장 무엇이 이익인가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이익 때문에 놓치는 기회비용과 생기는 불이익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도 혁신에 실패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계속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