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의 납·수은 등 혈중 중금속 농도가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 어린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전국 초·중·고교생 어린이·청소년 1820명의 체내 유해물질 농도 등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어린이·청소년의 체내 유해물질 실태조사가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신경계 손상이나 학습장애 유발 요인으로 알려진 혈중 납 농도는 어린이 1.26㎍/㎗, 청소년 1.11㎍/㎗로 미국(각각 0.98, 0.80) 캐나다(0.79, 0.71)보다 높았다. 수은 농도는 어린이 1.93㎍/ℓ, 청소년 1.90㎍/ℓ로 캐나다(0.28, 0.27)의 7배 가까이 됐다.
플라스틱 제품에 많이 함유돼 대표적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추정되는 비스페놀A 농도는 미국보다 낮고 캐나다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장난감이나 가정용 바닥재 등에 사용되며 동물 생식기 기형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 대사체 중 모노부틸프탈레이트(MnBP) 농도 역시 미국 캐나다보다 높았다.
국립환경과학원 유승도 환경보건연구과장은 “특히 우리나라 어린이는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 대사체 농도가 성인에 비해서도 각각 1.6배,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로 바닥에 앉아서 놀고 손가락을 빠는 등 어린이의 행동 특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내분비계 장애 추정 물질이 함유된 용기, 장난감 등에 많이 노출돼 있는 어린이들에게 손 씻기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한국 어린이 혈중 중금속 농도 미국·캐나다보다 높아
입력 2014-01-23 03:31 수정 2014-01-23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