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표정 관리하는 신한·삼성카드
입력 2014-01-23 03:30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운 좋게 비껴간 카드회사들은 “우리는 안 걸려서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특히 업계 상위권에서 KB국민카드와 경쟁해온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화를 피한 기쁨을 최대한 감추며 자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롯데·NH농협카드에서 고객정보를 빼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박모 차장(구속)이 예전에 신한·삼성카드 관련 업무도 맡았지만 두 회사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두 회사가 고객정보 관리를 상대적으로 잘한 측면도 있지만, 정보기술(IT) 업무에서 100% 완벽한 보안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이 좋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삼성카드는 앞서 2011년 정보 유출 사건을 겪었으나 신한카드는 아직 그런 사건이 발생한 적이 없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2일 “여태까지 무사했지만 보안에 있어서 방심은 금물이라는 철칙 하에 혹시나 위험 요인이 있는지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국민카드와 같은 화를 입게 될지 모르니 조심 또 조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국민·롯데·농협카드에서 카드 해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판도에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고객들의 ‘카드 갈아타기’가 본격화되면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 신한카드, 그리고 2위 자리를 놓고 국민카드와 경합해온 삼성카드가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신한카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삼성카드가 국민카드를 따돌릴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카드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정보 유출 공포 때문에 지갑 속 카드 수를 줄이고 새 카드 발급도 신중히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