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화상 입은 남수단 어린이 성애병원·광림교회 도움으로 새 삶
입력 2014-01-23 01:34 수정 2014-01-23 08:46
내전으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던 남수단공화국의 어린이가 한국교회와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삶의 희망을 얻었다.
올해 세 살인 남수단의 데우 구트루악은 지난해 집에서 화를 당했다.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포격하면서 집에 불이나 손가락이 녹아 손바닥처럼 굳어버린 것이다.
화상치료와 함께 관절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재건수술을 받는 것이 시급했다. 그러나 내전 중인 남수단에는 화상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없을 뿐더러 워낙 가난해 수술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어린 아들이 평생 장애를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데우의 아버지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는 지난해 남수단에서 의료선교를 하면서 데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성애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내전 중이어서 여권 발급이 되지 않았다. 남수단에 주둔하던 우리 한빛부대의 도움으로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6일 서울에 온 데우는 40일 동안 세 차례 화상 및 재건수술을 받은 후 지난 12일 퇴원, 가족이 피신해 있는 케냐로 떠났다.
퇴원 당시 데우의 아버지는 “심한 화상으로 흉하게 굳어가는 손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이렇게 수술을 받게 돼 꿈만 같다”며 “우리 가족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큰 선물을 준 한국교회와 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치료를 담당했던 성형외과 이동철 박사는 “과거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는 우리가 어려운 나라의 환자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선진화된 의술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어려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우 가족의 항공편과 진료비 일부, 두 달여의 체류비 등은 광림교회가, 수술비는 성애병원이 부담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