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목해야 할 해외 스타] (4) 숀 화이트 (미국)

입력 2014-01-23 01:33

스노보트 타는 ‘외계인’ 화려한 공중묘기 압권

전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있는 스노보드는 소치올림픽에서 5개 세부종목이 열린다. 이 가운데 하프파이프는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반원통형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양쪽 벽을 오가며 공중회전이나 점프 등을 구사하는 가장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다. ‘스노보드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 0순위는 토리노올림픽부터 소치올림픽까지 3연패를 노리는 숀 화이트(28·미국)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짧은 역사에서 우승의 절반이 그의 몫이었다.

6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타서 열세 살 때 프로에 입문한 그는 하프파이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기술을 구사한다고 해서 ‘외계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공중에서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를 회전하면서 몸을 뒤집고 비트는 ‘더블 콕(double cork) 1080’, 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돌며 공중 동작을 펼치는 ‘더블 맥트위스트(double McTwist) 1260’, 진행 방향에서 몸을 뒤로 뒤집은채 꼬아 세바퀴반을 회전하는 ‘프론트사이드 더블 콕 1260’ 등이 그의 전매특허다. 그는 이런 초고난도 기술을 앞세워 2012 동계 X-게임(익스트림스포츠 대회)에서는 전인미답의 100점 만점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스노보드뿐 아니라 스케이트보드도 세계 정상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 동계 X-게임에서 14차례 우승한 그는 하계 X-게임에서도 2차례 우승했다. 또 다른 익스트림스포츠 대회인 듀 투어(Dew Tour)에도 출전해 하계 2회, 동계 2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밴쿠버올림픽 이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노보드용품 사업은 물론 스노보드 게임·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혔다. 아예 ‘숀 화이트 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를 차려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스키연맹(FIS) 주관 대회에는 많이 출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출전한 2012∼2013시즌 FIS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주종목인 하프파이프뿐 아니라 신설 종목인 슬로프 스타일(슬로프를 내려오면서 도약대와 장애물을 이용해 다양한 묘기를 펼치는 경기)에도 도전한다. 그가 하프파이프에 이어 슬로프 스타일까지 정상에 오르면 2관왕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소치올림픽을 넘어 2018 평창올림픽까지 겨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내가 은퇴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다음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