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지열 시추장비 9개국과 1조원대 수출협약

입력 2014-01-22 17:06

[쿠키 사회] 광주에서 생산된 1조원대의 심부지열(深部地熱) 시추장비가 9개국으로 수출된다.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인 ‘구글’ 자회사는 3.5㎿급 지열발전소 건립을 위해 82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하남산단 입주업체인 ㈜한진디엔비가 22일 호주와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등 9개국 시추 관련기업과 10억8000만 달러(1조1526억원) 규모의 시추장비 수출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독보적 굴착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는 상무지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심부지열 국제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협약을 맺었다. 수출될 장비는 이 회사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깊은 3.5㎞를 뚫는 데 성공한 시추기 ‘D&B 350’과 올 들어 성능을 향상시켜 개발 중인 ‘D&B 450’ 등이다.

시와 회사 측은 우선 올해 8478만 달러(905억원) 어치를 수출하는 등 2017년까지 4년간에 걸쳐 다양한 시추장비를 해외 기업에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위적 수압을 발생시켜 땅을 뚫는 ‘워터 햄머’ 방식의 이들 시추장비는 기존 공기압축 방식의 시추기에 비해 굴착속도는 빠르고 비용은 적게 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구글 자회사인 미국의 ‘알타락’ 측은 심포지엄에 앞서 강운태 광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심부지열 발전소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알타락 측은 한진디엔비의 3.5㎞의 굴착 기술을 토대로 향후 최장 5㎞까지 땅을 뚫어 지열발전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화산지대에서 주로 이용해온 지열발전소는 마그마(magma·지하에서 암석이 녹아 생긴 물질)와 암반석에 의해 달궈진 섭씨 150~200의 뜨거운 물을 끌어올려 전기생산·난방에 활용하는 것이다. 지열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는 물론 아시아 비화산지대에서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날 심포지엄은 광주시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진디엔비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지역구 국회의원, 심부지열 권위자인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대학 블랙웰 교수 등 참석자들은 심포지엄을 마친 뒤 광주 제1하수처리장에서 심부시추 시연회를 관람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국내 최초의 지열발전소 가동을 시작으로 ‘에너지 자유도시’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