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도자에게 듣는다] (4·끝)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입력 2014-01-23 02:31
“연합기관 정신은 ‘일치’… 섬기고 양보하면 한국교회 재도약”
국민일보가 C채널과 함께 마련한 ‘한국교회 희망을 말하다’의 네 번째 순서로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가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와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를 만났습니다. 한국교회의 중추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목회자들로부터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 세대교체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사회=고명진 목사>
△고명진 목사=하나님께서는 대한민국에 참 많은 복음을 허락하셨습니다. 2014년 특별히 한국 선교 130주년을 맞아 하나님이 주신 복을 되짚어 볼 때 한국교회에 주어진 과제는 무엇입니까.
△정성진 목사=선교 130주년은 120주년과 다릅니다. 120주년 때는 한국교회가 사회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안티가 범람하고 쇠퇴기에 있습니다. 130주년은 재도약의 시점입니다. 한국 기독교 복음 전래 13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를 역사적으로 조명하면서 한국 근대사를 정리하고, 대사회적 신뢰 회복과 미래를 여는 분기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소강석 목사=예전 한국교회는 도움을 받은 교회였지만 지금은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조용기 김장환 김삼환 목사님 등의 업적을 높게 평가합니다. 세계 많은 교회와 국가는 한국교회를 희망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안티세력이 많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교회의 위상을 높여줄 때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30주년을 맞아 재도약하기 바랍니다.
△고 목사=한국교회가 발전하다 보니 시기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정 목사님은 ‘한국기독교 선교130주년 기념대회 조직위원회’ 대회장을 맡고 계신데 준비 중인 행사가 있다면 설명해 주십시오.
△정 목사=교계가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30주년 기념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2월 3일에는 새문안교회에서 13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고, 4월 21일 ‘근대사 조명 심포지엄’, 6월 7일 ‘임진각 평화기도회’, ‘한국기독교 미래를 여는 이슈백서 발행’, 9월 19일 ‘선교 130주년 기념예배’, 2015년 4월 20일 ‘선교사 조명 학술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고 목사=교회나 연합기관에서 전·후임 목회자 간 갈등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목회자가 올바른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 목사=선배 목사님들은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는 목회를 해오셨습니다. 이 카리스마에 교인들이 짓눌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후임 목회자들은 교인들이 원하는 유순한 리더십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원로 목사님과 후임 목회자 간 상충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선배 목사님들 당시에는 서바이벌 목회였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목회하려는 경향이 짙습니다. 리더십의 주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대한 다툼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 같습니다.
△정 목사=후임 목회자는 전임 목회자의 지적이 싫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임 목회자의 흔적을 급하게 지우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속설 중에 ‘부임 후 3년간 주보도 바꾸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임은 후임을 격려하고, 후임은 전임이 쌓아온 탑 위에 조심히 탑을 쌓아야 합니다.
△소 목사=후임 목회자들이 전임 목회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종종 예배당을 크게 짓는데 이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분쟁은 곧 공멸입니다.
△고 목사=교회뿐 아니라 연합단체도 순조로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 목사=연합기관의 정신은 ‘일치’입니다. 조직을 이용해 명예를 누리겠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조직은 주님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 지금 많은 연합기관에 관용과 섬김, 배려가 없습니다. ‘내가 일해야만 이 조직이 산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내가 양보해야 조직이 사는 것입니다.
△정 목사=은퇴한 분들이 연합기관의 장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은퇴 후에는 섬기는 자리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낙엽이 떨어져 거름이 되는 것처럼 섬기는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명예욕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교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공교회성이 사라진 것입니다.
△고 목사=교회 내 문제가 생기는 것은 결국 지도자의 탓으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소 목사=지도자들의 욕망, 권력에 대한 욕망의 바벨탑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러면 순차적으로 교회에서 품지 못한 비주류들이 세상에 나가서 세상과 손잡고 힘을 합쳐 교회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합니다.
△고 목사=교회가 연합과 일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 목사=교리는 분열시키고 봉사는 하나 되게 합니다. 분열을 만드는 지도자들은 교리를 내세워 남을 정죄합니다. 봉사와 섬김을 보이면 교계의 연합과 일치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고 목사=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돼버렸습니다. 타개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 목사=안티 크리스천들이 하는 얘기가 100% 틀린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건강한 교회를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연구하고 대응할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소 목사=교회와 대기업을 같이 보는 것은 잘못된 발상입니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목회적 대형교회를 강조했습니다. 큰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논리는 옳지 않습니다. 대형교회지만 복음의 본질 위에 서 있는 교회는 비판해서는 안 됩니다. 본질 위에 서 있는 교회는 역사를 섬기고 우리보다 낮은 소외 계층을 섬겨서 사회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고 목사=한국교회의 가장 큰 희망은 통일입니다. 통일에 대한 생각을 말해 주십시오.
△정 목사=한국사회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인식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우리를 넘어 나의 소원이 통일이 돼야 합니다. 우리 사회 갈등의 근원은 남북 분열에 있습니다. 통일을 해야 합니다. 통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입니다. 통일되면 군비가 축소되기 때문에 비용이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크리스천들은 하나님 말씀에 의지해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소 목사=통일은 가까이 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보고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남한이 북한보다 27배 앞서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하면 공멸한다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합니다. 신 햇볕정책이 필요합니다. 이슬람권이 포교를 위해 한반도 통일을 기다린다는 말도 있습니다. 통일에 대비해 크리스천 지도자 양성이 필요합니다.
△고 목사=한국교회가 복음적 통일을 위한 준비가 되어야 함에도 남한교회가 북한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소 목사=남과 북은 사상적으로는 다르지만 같은 민족입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는 무조건 도와야 합니다. 또한 그들이 선교의 대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 목사=현재 한국에 있는 2만6000명의 탈북자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각 교회가 이들을 잘 돕고, 지도자로 양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동독으로 갔던 서독 출신 목회자의 딸이 지금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된 것을 보십시오. 탈북자들은 각계각층의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소 목사=한국교회가 남과 북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정부는 한계가 있습니다. 종교나 체육,문화 분야는 북한과 대화의 폭이 넓습니다.
△정 목사=북한선교와 더불어 세계 선교도 중요합니다. 선교하는 나라, 선교하는 교회가 복을 받는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에게 선교의 아주 좋은 DNA를 넣어주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한국 선교사들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적응을 잘합니다. 현재 한국교회의 선교사 파송이 많이 줄었는데 이를 게을리 하면 하나님이 촛대를 옮기실 수도 있습니다.
△고 목사=2014년을 맞아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당부 한 말씀씩 해주시죠.
△정 목사=예수를 깊이 아는 영성으로 무장하기 바랍니다. 관용의 마음을 갖고, 나와 다른 의견도 경청해야 합니다. 스스로 철저하게 복음적이면서도 나와 다른 이들을 품을 수 있는 성도와 교회가 되기 바랍니다. 새해에 희망을 갖기 바랍니다. 교회가 여러분의 희망을 길어 올리는 우물이 되겠습니다.
△소 목사=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우리 삶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갈지 고민하기 바랍니다. 우리 삶의 현주소에서 그리스도의 왕권을 세워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각성하고 국민들을 비출 등대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정리=이사야 기자 l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