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에 홍재철 목사 선출
입력 2014-01-22 02:33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현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제19대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홍 대표회장의 연임을 가능케 한 개정 정관의 효력여부를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파행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회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25회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총 251표 중 171표를 얻어 차기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상대 후보인 엄기호 목사는 78표를 얻었다.
홍 대표회장은 “오늘 투표 결과는 한국기독교 개혁을 위해 내가 적임자라고 총대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4의 연합기관 설립 움직임과 관련, “한기총에서 제명당한 문제 있는 자들이 모여 보수단체를 만든다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기총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마무리됐지만 대표회장 선출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기총을 상대로 이준원 목사 등이 제기한 ‘임시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20일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됐지만 본안 소송은 남아있는 상태다. 이 목사 등 ‘한기총 불법임시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표회장의 연임을 허용토록 정관을 개정한 지난달 26일 임시총회가 의결 정족수 미달과 총대 발언권 제한 등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냈다.
이 목사는 이날 “본안 소송을 통해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한기총이 본안 소송에서 패소하면 개정정관은 효력을 잃어 대표회장 선출도 무효가 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새 정관에 대해 아직 승인을 하지 않은 것도 변수다. 정관 제39조 제3항에 따르면 정관 변경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게 돼 있다. 한기총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새 정관의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엄 목사는 이날 마지막 후보 소견 발표에서 문체부가 새 정관을 승인했는지 물으며 승인되지 않았다면 선거에 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 이승열 목사는 이에 대해 “새 정관에 문제가 있다고 법원에서 판결해 이를 근거로 문광부가 다시 판단하기 전까지는 정관이 유효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송병호 문화체육관광부 종무2담당관은 “본안 소송이 제기돼 있는 만큼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관 변경을 승인할지 여부를 보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한기총에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선거에 앞서 정관 승인 여부를 질문하려는 총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진행요원들이 실랑이를 벌였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