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中 근검절약에 천덕꾸러기 된 ‘심비디움’
입력 2014-01-22 01:35
노랗고 탐스러운 꽃망울을 층층이 터뜨리는 서양란 심비디움이 화훼농가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심비디움은 해마다 1월에 화분 50만개 정도가 중국으로 수출됐지만 올해는 수출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우리의 설날과 같은 춘제(春節) 기간에 심비디움을 선물로 주고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황금을 연상시키는 노란 꽃망울이 재복을 불러들인다는 속설 때문이다. 한국산 심비디움은 꽃 색깔이 선명하고 오래가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심비디움은 3년을 길러야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출시될 물량은 이미 3년 전 수요에 따라 정했지만 최근 중국 내 상황이 바뀌었다. 춘제 기간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적 물량은 반 토막이 났다.
화훼업계는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가 근검절약 캠페인을 강력히 펼치면서 심비디움을 주고받는 것이 사치스러운 일로 낙인찍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쿤밍 등 중국 남부 지역에서 재배되는 심비디움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산을 밀어내고 있다. 시설재배를 해야 하는 한국산과는 달리 ‘봄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사철 온화한 쿤밍 지역은 노지(露地) 재배가 가능해 난방비가 들지 않고 인건비도 싸기 때문이다. 낙후됐던 중국의 재배 기술도 불과 2∼3년 사이 한국산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발달했다고 한다.
이렇듯 판로가 막히자 정부는 심비디움 소비촉진 행사에 나섰다. 정부는 화훼업계와 함께 다음달 16일까지 서울 양재·창동, 경기도 수원·고양, 인천 등 수도권 하나로클럽에서 도매시장 가격으로 심비디움을 판매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