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불편한 자유투… 우리은행 ‘대타’ 기용, 허술한 규정 악용 씁쓸한 뒷맛
입력 2014-01-22 01:33
여자농구 경기에서 자유투 ‘대타’를 연달아 기용해 승리를 챙긴 진풍경이 벌어졌다.
2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경기에서 양 팀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박혜진의 결승 레이업슛에 힘입어 66대 65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챙겼다.
자유투 4개 덕이었다. 경기 종료 50초를 남기고 국민은행 홍아란이 우리은행 양지희에게 반칙을 저질러 자유투 2개를 허용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손목을 다친 양지희 대신 벤치에 있던 이선화를 내세워 자유투 2개를 모두 챙겼다.
이어 경기 종료 40초 전 국민은행 모니크 커리의 골밑 득점으로 65-62가 되자 우리은행은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다시 이선화를 빼고 양지희를 투입했다. 경기 종료 30초 전에 양지희가 또 반칙을 얻었다. 이번에도 위 감독은 이선화를 투입해 자유투 2개를 성공했다. 65-64로 재추격한 우리은행은 결국 종료 8초를 남기고 박혜진의 골밑 득점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현재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규정상 자유투를 위한 선수교체는 문제될 게 없다. 이번 시즌 WKBL 경기규칙에 따르면 ‘자유투 슈터는 부상당했을 때, 5반칙을 범했을 때, 실격되었을 때 교체돼야 한다’고 돼 있다.
WKBL 관계자는 “이번 시즌부터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을 적용해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며 “부상이 어느 정도여야 교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명시돼 있지 않아 규정에 어긋난 행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자프로농구(KBL) 규정은 WKBL과 다르다. 교체돼 코트 밖으로 나간 부상 선수는 잔여시간 동안 경기에 다시 참가할 수 없다. 하지만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부상으로 교체돼 나간 선수가 다시 들어와 경기를 뛰어도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경기는 이겨야하는 게 감독의 사명이지만 ‘자유투용 교체’는 왠지 페어플레이가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