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PD 나영석 “창의력, 뚝심있게 밀고 가는 것”… CJ 크리에이티브 포럼 2

입력 2014-01-22 02:32


“제게도 엎어진 기획안들이 많아요. 오디션 프로부터 디자이너, 요리 분야까지 생각 안 해본 게 없죠. 생각하다 엎는 과정을 수없이 거치다가 선택한 게 여행을 모티브로 한 ‘꽃보다 할배’였어요. 창의력이란 ‘내 스타일대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죠.”(나영석 PD)

최근 대중문화계를 뜨겁게 달군 제작자들이 청춘들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CJ 크리에이티브 포럼 2’에 참석한 신형관(45) CJ E&M 상무, 이명한(44) CP, 김용범(38) 나영석(37) PD는 두 시간여 동안 방송인 서경석(41) 이승기(27)와 함께 ‘창의력’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신 상무는 MAMA(Mnet Asia Music Awards)를, 이 CP는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를 기획했고 김 PD는 ‘슈퍼스타K’ 시즌 1∼3을, 나 PD는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시리즈를 제작했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트렌드’를 만들어 온 ‘스타 PD’를 만나기 위해 온 참석자들로 1700여석이 꽉 찼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 직장인, 중장년층까지 세대도 다양했다. 실제로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응모한 사람은 1만명에 달했다.

포럼 중엔 이들이 제작 과정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담이 오갔다. 이 CP는 “응답하라 시리즈는 본질적인 세 가지를 지켜가며 만들었는데 바로 사투리 코드, 팬덤 문화, 90년대를 아우르는 근(近)복고 문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배우 캐스팅이 쉽지 않을 정도로 우려가 컸는데 예능처럼 구성한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결국 우리의 노림수가 됐다”고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신 상무는 “미국 팝가수 스티비 원더가 MAMA에서 ‘아시아 무대에서 노래하는 꿈을 이루게 해줘 고맙다’고 말했을 때와 K팝으로 시작된 관심이 우리의 언어, 제품, 음식까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크리에이터’라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꼽았다.

이들의 어린시절 이야기도 오갔다. 나 PD와 이 CP는 대학시절 각각 연기자와 뮤지션을 꿈꿨고 신 상무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열심히 놀았던 시절이, 김 PD는 방청객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PD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네 사람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그것에 미치도록 몰두하는 일이 ‘창의력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의력에 대한 각자의 정의도 내놨다. 김 PD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힘 자체가 창조의 원동력”이라며 “좌충우돌 끝에 기회를 잡고 믿음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신 상무는 부지런함을 꼽았다. 그는 “창의력은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부지런히 많은 콘텐츠를 접하거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토대가 된다”고 조언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