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돌고래 사냥법 설전

입력 2014-01-22 01:32

국제 외교무대에서 찰떡 공조를 과시하는 미국과 일본이 ‘돌고래 문제’로 티격태격하고 있다.

논란이 된 것은 일본 태평양 연안 와카야마현 다이지초에서 실시되고 있는 전통방식의 돌고래 사냥법이다. 다이지초 주민들은 돌고래 등 소형 고래류를 먼 바다에서 만 지역으로 몰아넣은 뒤 수족관이나 해양공원 판매용으로 수십 마리를 먼저 골라내고 나머지는 식용으로 쓰기 위해 작살로 도살한다.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 17일 트위터에 잔인한 돌고래 사냥법에 대한 비난 글을 영어와 일어로 올렸다. 그는 “몰아가기 사냥으로 돌고래를 죽이는 비인도적인 모습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미국 정부는 몰아가기 사냥 방식의 어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영어로 된 글에는 주로 찬성 댓글이 많았고, 일본어 글에는 “돌고래 사냥은 주민생활의 일부”라는 등의 반론도 눈에 띄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케네디 대사의 비난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일본 전통’을 거론하며 반박했다고 도쿄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스가 대변인은 20일 문제가 된 돌고래 포획 방식에 대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어업 방식의 하나로 법령에 근거해 적절히 실시되고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돌고래를 포함한 고래류는 중요한 자원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지속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며 “일본의 입장을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지초의 돌고래 사냥법은 미국 환경운동가들이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The Cove)’를 통해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