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대 뚫린 AI 확산추세… 가창오리떼 활동반경 전역에 바이러스 뿌렸나

입력 2014-01-21 16:37 수정 2014-01-21 17:32

[쿠키 사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초 발생한 전북 고창 오리농장에서 19km 떨어진 오리농장에서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최대 반경 10km로 설정한 방역대가 뚫리면서 고병원성 AI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축산부는 21일 전북 고창 해리면 육용오리농가에서 AI 감염의심 신고가 접수돼 고병원성 AI 감염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현재 발병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3㎞, 10㎞의 3단계 방역대를 설정하고 이동통제, 축사 소독 등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리면 농가는 최초 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가에서 19km나 떨어져있다.

이에 따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떼가 고창·부안 감염 농가 뿐 아니라 수십km 대의 활동반경 전 지역에 AI 바이러스를 뿌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창오리는 지난해 12월부터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 머물고 있으며 하루 활동반경은 30∼40㎞에 이른다.

AI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는 지역이 사실상 가창오리의 활동반경 전체로 확대되면서 방역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현행 발병농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추가 살처분 대상은 고창·부안의 AI 감염 확진 농장 반경 3㎞ 내에 있는 11개 오리 농장 13만5000수다.

이런 가운데 AI 확진 판정을 받은 오리농가에서 공급된 오리가 나주 도계장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도는 전북 부안의 한 농가에서 반입된 오리 등 모두 7400여마리가 도축 가공 후 시중에 유통돼 즉시 회수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또 도축장 폐쇄와 함께 해당 도축장 직원과 당시 사용된 차량이 부안 농장에서 오리를 실어온 뒤 전남지역 30∼40개 농장을 드나든 사실을 확인하고 AI 전파여부 등을 긴급 역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철새들의 이동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떼 13만 마리가 한꺼번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가창오리떼가 전남이나 경남으로 이동했을 경우 AI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인력 15명을 파견해 가창오리 이동경로 파악에 나섰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철새연구소와 수의대 관련 학계 인원들도 대거 동원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많은 가창오리에 위치추적용 GPS를 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고창=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이성규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