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녀 축구팀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입력 2014-01-21 03:31
북한이 9월 개막하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처음으로 시사했다. 지난 16일 국방위원회 중대제안 발표 이후 시작된 북한의 평화공세가 스포츠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석방을 거듭 간청했다. 두 사안 모두 북한의 정세 전환 의도가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아시안게임 축구경기 참가=조선중앙통신은 20일 올해 북한 축구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경기를 소개하면서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벌어지는 아시아경기대회 축구경기에 남녀 축구팀들이 다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다만 통신은 다른 종목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2014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인천시 등은 그동안 북한의 참여를 설득해 왔으나 북한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OCA 45개 회원국 중 북한만이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조직위 관계자는 “만약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면 아시아의 평화와 스포츠 축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스포츠 교류는 비정치적 사안이기 때문에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 것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은 군사적 대비 태세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우리의 공수부대 격인 항공육전병부대 야간훈련을 불시에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기습침투용 항공기 AN-2를 동원해 야간 공수훈련을 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케네스 배는 석방 거듭 요청=배씨는 평양 우의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북한이 배씨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은 미국과 배씨 석방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배씨는 회견에서 자신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하면서 “나는 조선(북한)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오늘이 어머니 생일이고 내일은 딸아이 생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조선에 엄중한 죄를 저지른 사람이지만 동시에 해외동포”라며 “앞으로 조선과 서방 간의 우의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측이 5개월 동안 자신에게 인도주의적 치료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2012년 11월 북한에서 검거된 배씨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돼 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