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회-추운 세상 녹이는 훈훈한 기부] 아이들에 못 잊을 교복 선물
입력 2014-01-21 01:33
“병원에서 우연히 어머니에게 교복을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 학생을 봤습니다. 어머니는 가난한 환자였죠. 아들에게 선뜻 교복을 사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교복을 얻어 입고 다녔습니다.”
경남 창원 한마음병원은 중·고교에 입학한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3년째 교복지원금을 매년 2억원씩 기부하고 있다. 올해까지 모두 6억원을 기탁했다. 앞으로 7년간 2억원씩 총 20억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하충식(54) 원장은 20일 경남도교육청을 방문해 고영진 교육감에게 직접 2억원을 전달했다. 기탁금은 올해 저소득층 중·고 신입생 1333명에게 15만원씩 지원된다.
하 원장은 2012년 고 교육감과 교육기부 관련 협약을 맺었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교복지원 사업을 통해 착한 사회를 만드는 데 병원이 작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한마음병원이 도민들의 사랑에 힘입어 성장 발전하게 된 만큼 우리도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기회를 폭넓게 열어나가겠습니다.”
한마음병원은 1996년 한마음나눔회를 발족한 이후 장학사업을 비롯해 소년소녀가장 생활비 지원, 시설아동·독거노인 돕기, 의료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최장 기간 자원봉사 인증과 국민포장도 받았다.
하 원장은 함양 출신으로 조선대 의대를 졸업했다. 매일 오전 5시 출근해 직접 병원은 물론 병원 주변까지 13년째 청소하고 있다. 그는 15년 동안 엑센트 승용차를 타고 다니다 두 달 전 아반떼로 바꿨다. 골프채는 한 번도 잡아보지 않았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에서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이모(13)양은 “교복 때문에 고민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원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모(13)양도 “지금은 가난하지만 원장님의 정성을 잊지 않고 올바르게 자라 이웃을 돕고 사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