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소치… 이슬람 테러단체 “올림픽 깜짝 선물” 협박 동영상
입력 2014-01-21 02:32
소치올림픽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 무장단체의 올림픽 테러 위협 동영상이 공개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한 이슬람 무장단체는 19일(현지시간) 다게스탄 반군 웹사이트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올림픽이 열린다면 깜짝 선물이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시리아 등에서 이슬람교도들의 순결한 피가 흘려지는 데 대한 우리의 복수”라며 “그곳에 가는 여행자들에게도 선물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남부 볼고그라드에서 발생한 2건의 폭탄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했다. 당시 철도 역사와 트롤리 버스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사망했다.
이틀 전인 17일에도 러시아 남부 자치공화국인 다게스탄의 수도 마하치칼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9명이 다쳤다. 이 테러는 푸틴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에서 소치올림픽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밝힌 직후 벌어졌다. 마하치칼라는 소치에서 약 620㎞ 떨어진 곳으로 독립 투쟁을 벌이는 이슬람 무장 세력의 본거지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테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보안당국이 소치에서 활동하는 테러 단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러시아 정부가 테러 위협이 있는 남부 지역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소치에 병력 3만7000명을 추가 배치했다. 모든 자국 항공기에 액체류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소치 내 기차역의 수하물 절차도 대폭 강화했다.
올림픽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서방국가 지도자들은 소치올림픽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다음 달 6∼8일 소치를 방문한다”며 “중국 국가주석이 외국 주최의 대규모 체육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