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중국發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14-01-21 01:32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재편을 노리는 중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엔가젯 등 IT전문매체들은 중국 정부가 산하기관인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연구소(ISCAS)와 상하이 리안퉁사가 함께 개발한 운영체제(OS) COS(China Operating System)를 공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정부 차원에서 새 OS를 개발한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로 양분된 스마트폰 생태계 구도를 깨기 위한 의도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중국은 단일시장 규모가 세계 최대인 데다 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가 가능해 COS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막대한 내수 시장은 중국이 스마트폰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애플은 지난 17일부터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시궈화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고객들이 이미 수백만대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1700만대의 아이폰을 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 가입자는 7억6000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나 애플 등이 중국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일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을 8530만대로 추정했다. 1위인 삼성전자가 1750만대, 애플이 500만대를 판 것을 제외하면 6000만대 이상이 중국 업체의 몫이었다. 중국 업체인 레노버는 4분기 1120만대를 판매하며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고 화웨이도 국내외 점유율을 높이며 전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했다. 쿨패드, 샤오미, ZTE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자국에서 수백만대를 판매하며 이제는 외국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화웨이와 ZTE는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며 북미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ZTE는 지난해 6%였던 미국 시장 점유율을 2017년까지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샤오미도 올해 전 세계에서 지난해보다 배 이상 많은 4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의 공세가 국내 시장까지 파고들 가능성도 있다.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이 중국산 스마트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 중국산 스마트폰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며 “여건이 맞으면 중국산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