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넌 어디에?… 잇단 유럽발 훈풍 불구 속타는 홍명보 감독

입력 2014-01-21 01:36

홍명보(45)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현재 브라질 포즈 도 이구아수에서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눈과 귀는 유럽에 쏠려 있다. 유럽에서 뛰는 태극전사들이 대표팀의 주력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 이들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약 5개월 앞두고하나둘씩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우선 복귀설이 흘러나오는 베테랑 박지성(33·에인트호벤)의 활약이 고무적이다. 박지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네덜란드 프로축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후반 37분까지 82분을 소화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팀의 0대 1 패배도 막지 못했지만 건재를 과시했다. 박지성은 지난달 16일 위트레흐트와의 원정경기, 같은 달 22일 덴하그와의 홈경기를 포함해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그만큼 경기력이 올라왔다는 얘기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역시 기성용(25·선덜랜드)의 부활이다. 지난해 ‘SNS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기성용은 원소속팀인 스완지시티에서 벤치로 밀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선덜랜드로 이적한 이후 최상의 기량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찼고, 대표팀에도 복귀했다. 거스 포옛 선덜랜드 감독은 팀의 약한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시켰다. 기성용은 12일까지 시즌 3골, 1도움을 뽑아내며 맹활약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낭보가 날아왔다. 선덜랜드에서 겉돌던 지동원(23)은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의 명문 도르트문트 입단을 확정짓고 남은 6개월 동안 임대 형식으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한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돼 17경기에 출전, 5골을 터뜨리며 아우크스부르크의 강등권 탈출에 큰 힘을 보탰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발목 부상으로 팀내 입지가 좁아진 구자철(25)은 지난 18일 마인츠(독일)로 이적했다. 구자철은 20일 3부리그 바르브뤼켄과의 연습경기 후반 15분 교체 출전해 박주호(27)와 호흡을 맞췄다. 토마스 투헬 마인츠 감독은 “구자철의 가세로 우리 팀의 가능성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구자철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구자철을 잡기 위해 중국이라도 갔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레버쿠젠에서 뛰는 류승우(21·레버쿠젠)는 이날 레버쿠젠에서 열린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대포알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류승우는 대표팀에 발탁돼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홍 감독은 류승우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기 위해 브라질로 데려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홍 감독의 ‘애제자’ 박주영(29·아스날)의 행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홍 감독은 어느 순간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 시점은 3월 그리스전 전후가 될 전망이다. 박주영이 1월 이적시장에서 반드시 새 클럽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