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주목해야 할 해외 스타] (2) 빙속 샤니 데이비스(미국)
입력 2014-01-21 01:36
1000m 3연패 새역사 도전하는 ‘흑색탄환’
동계올림픽의 메인 이벤트는 스피드스케이팅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함께 가장 많은 1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미국의 ‘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32)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단거리 최고 스타로 꼽힌다. 1000m와 1500m에서 모두 8차례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고, 현재도 신기록 보유자이다. 그는 소치올림픽에서 1000m 3연패와 1500m 우승을 노린다.
데이비스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빙상 개인 종목에서 흑인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다만 1500m에선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사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에 앞서 쇼트트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주니어 시절 두 종목을 병행했다. 그는 흑인 선수로는 처음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에 선발돼 2002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 안톤 오노와 함께 출전했다. 미국 동계올림픽 빙상대표팀에 흑인 선수가 뽑힌 것도 데이비스가 처음이었다. 그는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가 끝나고 2003년 이후엔 본격적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나섰다.
빙상 역사를 새로 쓴 그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토리노올림픽 이후 각종 세계 대회에서 500m, 1000m, 1500m의 단골 금메달리스트로 포디움에 섰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1000m에서 모태범을 제치고 이 종목 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1500m에서는 또다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에도 2011년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1000m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강자로 군림했다. 2012년 11월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한달간 빙판을 떠나 있었으나 월드컵 시리즈에서 1000m 금메달 2개, 1500m 금메달 1개를 수확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는 소치올림픽에서 1000m 3연패와 그동안 2차례 올림픽 은메달에 그쳤던 1500m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빙상 역사상 전무후무한 1000m 3연패를 노리는 그의 강력한 라이벌은 한국의 모태범이다.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1000m 금메달을 3번 목에 걸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모태범이 1위에 오른 반면 그는 3위에 머물렀다. 5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모태범이 1000m에서 그를 꺾고 2관왕에 오를 지 기대된다.
그는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설이 돌았으나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소치올림픽 이후로도 달성하고 싶은 기록들이 많고, 2018 평창올림픽까지 뛸 수 있다”며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지만 나이가 주는 경험과 지혜로 이겨낼 수 있다”고 단언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