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은 시작됐다… 영화 ‘맨발의 꿈’ 주인공들, K리그 4부 팀 입단
입력 2014-01-20 01:37
내전(內戰) 중에도 축구에 대한 열망을 불태워 감동 스토리를 전해줬던 동티모르 축구소년들이 한국에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영화 ‘맨발의 꿈’에 출연했던 동티모르 마리아누스(21)와 알베스(21) 선수가 K리그 4부 리그에 해당하는 ‘챌린저스리그’ 소속 전주시민축구단에 지난 18일 입단했다.
동티모르는 21세기 최초의 독립국가로 2002년 내전을 거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다.
한국에서 사업차 2002년 동티모르를 찾은 김신환(54)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은 내전 중에도 공터에서 맨발로 축구를 하는 현지 아이들을 보며 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기로 했다. 지인들은 ‘무모한 짓’이라며 그를 말렸지만 김 감독은 동티모르 유소년팀을 꾸려 2년여 만에 일본에서 열린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 냈다.
영화 맨발의 꿈은 김 감독과 맨발의 축구소년들의 성공스토리를 담아냈고 김 감독 팀에서 뛰는 아이들을 직접 출연시켜 큰 감동을 줬다. 마리아누스와 알베스 선수는 당시 영화에 출연했던 주인공들로 이번에 전주시민축구단에 입단,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비록 4부리그에 해당하는 신생팀이지만 두 선수에게는 축구 선진국인 한국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두 선수는 동티모르 U-15와 U-17, U-20 국가대표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동티모르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마리아누스 선수는 19일 “한국 실업팀인 전주시민축구단에 입단해서 매우 기쁘다”면서 “더 열심히 해서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알베스 선수도 “김 감독님의 고향에 와서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이 꿈만 같다”며 “한국의 축구를 배워서 고국에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