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비상] 부안서도 AI 감염… 첫 ‘스탠드스틸’ 발동

입력 2014-01-20 02:31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부안 오리 농장 1곳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정부는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상 최초로 이날 0시부터 21일 0시까지 전남북과 광주광역시 지역 내 가금류 가축과 관련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온 부안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병원성 AI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두 번째 확진된 부안의 고병원성 AI 역시 고창과 같은 H5N8형이었다.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온 또 다른 부안 농장은 AI는 확인됐지만 고병원성인지 여부는 확인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창에서 부안으로 AI가 전파됐다기보다는 두 곳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창과 부안 오리농장 3곳 외에 추가로 들어온 감염의심 신고는 없는 상황으로 향후 2~3일이 AI 확산 여부의 기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고창 오리 농장과 인접한 동림저수지에서 떼죽음한 겨울 철새 가창오리 폐사체 100여 마리를 수거해 AI 바이러스 역학관계를 조사 중이다. 정부는 2000년 이후 국내에서 네 차례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모두 야생조류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번에도 가창오리가 AI 발병 원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AI 확산 방지를 위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 장관은 “이동중지 명령은 오리 농장이 전남북 지역에 밀집해 있어 AI의 전국적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의 가금류는 엄격히 통제돼 시중에 유통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닭·오리 등 가금류를 안심하고 소비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도 “고창에서 발생한 H5N8형 AI는 전 세계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Key Word : Standstill(일시 이동중지)

가축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가축과 축산 종사자, 축산 차량 등의 이동을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조치다. 가축의 이동은 물론 축산 종사자는 사육시설이나 축산 관련 시설 방문도 금지된다. 명령은 48시간 이상 지속할 수 없지만 필요할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