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비상] “아직은 매출 변화 없지만…” 가금류 업체·유통업계 표정
입력 2014-01-20 01:35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가금류 관련 업체와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당장 매출 급락 조짐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 외면에 따른 수요 급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지난 18일 닭고기와 오리고기 매출이 지난주 토요일(11일)보다 3∼5% 정도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마트 측은 “AI 때문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매출이 일부 하락했다”며 대비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정부가 전국에 가축·축산 일시 이동 제한조치를 발동할 가능성에 대비해 협력사와 재고 등 물량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닭고기와 오리고기 매출이 각각 3.4%, 2.1%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11일에 생닭 할인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매출 하락을 AI와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식품 안전 점검은 물론 소비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안전성 제품 홍보물을 배포할 계획이다.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취급하는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현재까지 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지는 않지만 사태가 지속될 경우 불안감이 증폭돼 소비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AI가 발생했을 때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출이 평균 15%가량 줄어든 적이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오리고기 유통업체 선진 등 관련 업체는 “매출에는 변화가 없지만 문제는 여론”이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AI 발병지 인근 지역에 농가를 두고 있는 한 닭고기 전문업체는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농가 소독과 방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학습효과 때문에 매출 급락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여러 차례 AI를 겪으면서 일종의 학습효과를 얻었다고 본다”며 “기업들은 2003년과 2008년 등 AI 발병 이후 대비책을 마련해 왔고, 소비자들도 제대로 조리하면 인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