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베 야스쿠니 참배 강력 경고해야”

입력 2014-01-20 02:31 수정 2014-01-19 20:32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난하고 역사 퇴행적 행위에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일본 측의 ‘미국 달래기’ 노력이 수확을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미 지식층의 아베 총리 행보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더 커지는 모양새다.

그레그 앤드루 브래진스키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은 일본에 진실을 말해줘야 한다’는 CNN방송 기고문에서 일본이 미국의 맹방은 맞지만,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지원하기보다는 해치는 일을 너무 많이 해왔다고 지적했다. 유감스럽게도 오바마 행정부는 이러한 일본의 ‘불행한’ 외교정책 변화에 대해 너무 유약하고 혼란스럽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미국이 일본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을 심각히 고려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브래진스키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동북아 지역의 미국 외교정책에 관해 중대한 연설을 해야 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이 아베 총리의 혐오스러운 행동도 묵과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2차 세계대전 기간 일본이 저지른 잔학행위를 변명·미화하려는 행위들을 강력히 비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래진스키 교수는 가까운 우방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을 때 이를 비판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미국은 아시아 각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현명하고 공정한 리더십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와 함께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아베의 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 신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거론하면서 주변국과의 갈등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미국 고위관리를 인용해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특히 북한 문제에 대처하는 데는 한·미·일 3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보도는 야치 국장이 라이스 보좌관과의 회동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편 미국 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 인사인 애니 팔레오마바에가(민주·미국령 사모아) 하원의원은 이날 백악관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에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일본 극우세력 등을 규탄하는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