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관 대신 주목받는 종이관] 국내 유일 종이관 제작·판매 재훈물산 황운기 대표 “장례문화 바뀔 때”

입력 2014-01-18 01:35


“종이관은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사용하기도 편한 제품입니다. 장점을 알게 되면 목관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게 될 겁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이관을 제작·판매하고 있는 장례용품 전문기업인 재훈물산 황운기(53·사진) 대표는 16일 종이관 시장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대표는 종이관의 장점이 많다고 자랑했다. 10여년 전 국내에서 선을 보였다가 찾는 이가 없어 자취를 감춘 기존 종이관과는 차원이 다른 신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종이관은 연구소 등에서 실시한 각종 성능시험에서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종이관이라고 하면 허접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두께 2㎝이상의 특수골판지로 만들기 때문에 어지간한 목관보다도 견고합니다.”

목관은 실수로 밟거나 하면 쪼개지기 쉽지만 종이관은 120∼130㎏의 하중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는 것이다. 특히 “관에 못 등 쇠붙이가 쓰일 일이 없기 때문에 유골을 깨끗하게 수습할 수 있어 유족들이 안심하고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종이관은 종이를 덧붙이는 데 본드를 사용해 소각 시 유해물질이 많이 배출됐지만 신제품은 친환경 풀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훨씬 밑돈다고 말했다. 종이관 외부에 국화 문양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려 넣어 보기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종이관을 사용하면 목관에 쓰이는 나무를 수입해 올 필요가 없어 국가적으로도 외화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종이관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이유로 목관을 사용해 온 관습과 종이관에 대한 홍보 부족을 들었다.

“사업 초기에는 종이관이 잘 알려지지 않아 장례업자들의 반응이 별로였어요. 하지만 품질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믿고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는 수원시연화장 등 공립 화장(火葬)시설은 물론 전국의 장례용품 도매상과 장례식장 등에서도 주문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3000개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오동나무관에, 삼베 수의로 대변되는 기존 장례문화가 이제는 바뀔 때가 됐고, 바뀌고 있는 중”이라며 “실용적인 종이관의 미래는 밝다”고 내다봤다.

그는 “장례식장에서 유족들과 상담하는 장례사들의 태도가 장례용품 선택을 사실상 결정한다”며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장례식장만이라도 종이관 사용을 권장하는 등 간소한 장례문화를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