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내려놓음] 무료 뮤지컬 공연, 채워주시는 대로… 자비량 문화선교

입력 2014-01-18 01:32


풍요와 소비로 가득한 시대의 흐름 속에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자비량으로 문화선교를 하고,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유산기부 운동을 하며,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들이 있다. 가난한 삶 속에서도 꽃피었던 공생의 가치를 기억하고 산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밝다.

액츠뮤지컬선교단은 20년째 자비로 뮤지컬 ‘죽임 당하신 어린양’(사진)을 공연하고 보급한다. 1994년 주찬양선교단이 창작한 이 작품은 십자가 사건과 부활을 감동적인 음악과 극적으로 구성했다. 단원 11명 모두 각자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저녁 때 연습을 한다. 선교단은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자발적 헌금만 받는다.

선교단은 뮤지컬을 배우기 원하는 사역팀에 전수한다. 해외 다른 언어권에서는 현지어로 뮤지컬을 가르치고 공연팀을 세운다. 필리핀 등 동남아에 이어 2012년에는 프랑스 북부 지방에서 프랑스어 공연을 가르쳤다. 이때 든 비용도 각자 준비했다.

문화선교사로 구성된 복음기도동맹 ‘아트리’는 2006년부터 매년 11월, 11일 동안 자비로 수준 높은 창작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공연한 뮤지컬 ‘더북’은 뜨거운 호응으로 지난달 앙코르 공연을 했다. 3년 전부터는 40여명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질문에 황장현 선교사는 “하나님 주시는 대로 살아간다”고 답했다.

황 선교사는 “어려운 형편에도 우리를 돕는 분들이 있다. 그 사랑에 늘 감사한다. 생활비가 떨어졌을 때 후원을 요청하면 공동 계좌로 큰 돈이 아니라 5430원, 1만원 그렇게 들어온다”고 전했다. 그는 취재에 응하면서도 “하나님만 영화롭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