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군 가족부 유출된 이후 조이제 국장에 의문의 금품

입력 2014-01-18 02:38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12)군 가족관계등록부가 유출된 직후 서초구청 임모 감사담당관이 조이제(54) 행정지원국장에게 제3자 명의로 돈뭉치를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국장은 17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6월 21일 오후 5시쯤 1994∼1995년 서울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A국장 이름으로 A4용지 크기의 봉투가 등기 배달됐다”며 “봉투에는 쥐색 러닝셔츠와 5만원권 14장(70만원)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A국장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등기를 보낸 적이 없다’고 했다”며 “누군가 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감사담당관실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청 감사담당관실은 같은 달 26일 서초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초서는 우편물이 발송된 양재우체국 CCTV를 분석해 발신자가 서초구청 직원 조모씨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해 6월 10일쯤 임 담당관의 지시로 A국장 명의 등기를 보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한다. 임 담당관은 채 전 총장 혼외자 의혹 보도 다음 날인 지난해 9월 7일 청와대 요청을 받고 개인정보를 열람해 알려준 인물이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중희 민정비서관과 함께 검찰에 근무한 이력도 있다.

그러나 경찰은 액수가 적고 직무 관련성이 낮다며 지난해 11월 28일 사건을 내사 종결한 뒤 서초구 감사담당관실에 이를 통보했다.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조사해 사건을 종결했다고 한다. 조 국장은 지난해 12월 5일 해당 직원을 불러 이 같은 내용의 자필 확인서를 받았고 이를 같은 달 17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제출했다. 조씨는 이날 “돈 봉투 사건은 채 전 총장 관련 의혹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