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분립 개척은 늘어나는 교인을 위해 교회당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목사와 성도 일부가 아예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형태다. 이는 교회의 대형화를 막고 담임목사에게 집중된 리더십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최근엔 담임목사가 직접 분립 개척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향린교회(조헌정 목사)는 일정한 수의 교인이 증가하면 교회를 분립해 선교하는 ‘분가선교론’을 지켜오고 있다. 향린교회는 지난해 세 번째로 교회를 분립했다. 서울 성산동 ‘열려라 인권센터’에 섬돌향린교회를 설립했다. 교회는 지역 내 인권센터와 손을 잡고 지역주민을 섬기는 일에 힘쓰고 있다.
산울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광교산울교회(이문식 목사)가 지난해 11월 설립 예배를 드렸다. 산울교회를 담임하던 이문식 목사가 직접 분립에 나섰다. 네 번째 분립 개척이었다. 이 목사는 650명 교인 중 73명의 교인들과 함께 개척했다. 교회는 광교 신도시에서 생태교회를 지향하며 대안 문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분립개척은 현대 한국교회의 대안이자 성숙을 향한 몸부림으로 분석된다. 작은 교회를 지향하게 되면서 복음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효과가 있다. 두 번씩이나 담임목사가 직접 분립 개척에 나선 박은조(판교샘물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세속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질로 돌아가 검소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와 같은 교단(예장 고신)인 정주채 목사 역시 분립 개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목사는 서울 잠실중앙교회를 담임했을 당시 출석성도 1500명이 넘으면 교회를 분립 개척하겠다고 약속하고 2000년 경기도 용인시에 향상교회를 개척했다. 2005년에는 교회 위치를 근처로 이전하면서 생긴 토지매매수익 40억원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공언하기도 했다.
신상목 기자
[시선-내려놓음] 교회의 자발적 가난, 분립 개척 “대형화 지양·쏠림 분산 효과”
입력 2014-01-17 18:03 수정 2014-01-18 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