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의 성서 한방보감] 기(氣)가 무거운 말

입력 2014-01-18 01:33


기가 무거운 말이 있다. 너무 심각한 말, 너무 무거운 주제, 너무 어려운 문제…. 모두 기가 무거운 말이다. 남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말, 부정적이거나 불평하는 말도 모두 기가 무거운 말이다. 기가 무거운 말은 사람을 무겁게 만든다. 기가 무거워지면 기분이 가라앉고 처지며 불안해진다.

뇌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교감신경계는 불안, 긴장, 흥분시키는 신경계이고 부교감신경계는 안정, 이완, 평안하게 만드는 신경계이다.

사람은 기가 무거운 말을 들으면 교감신경계가 흥분하게 된다. 그러면 불안증상이 심해지고 긴장하게 된다. 그러면 교감신경흥분증상으로 불안, 긴장, 불면, 두려움, 초조 등의 증상이 생긴다.

밥 먹을 때 특히 기가 무거운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밥 먹을 때 대화는 기가 가벼운 말을 한다는 원칙을 잊지 말자. 기가 가벼운 대화를 해야 음식도 소화가 잘 되고 맛도 있다. 반면에 기가 무거운 대화를 하면 음식 맛을 모르고 기분이 처질 뿐 아니라 내장에서 장관의 소화액분비가 갑자기 중단된다. 분비샘이 오그라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기가 무거운 말을 하면 그렇게 된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안 되고 흡수가 안 되며 모두 배설돼 버리고 만다. 본인은 체했다고 느끼는 현상이다. 음식을 먹어서 체하고 안 하고는 음식 자체의 문제보다는 음식을 먹는 본인의 기의 문제일 경우가 사실상 더 많다. 기가 가벼우면 무슨 음식이든 소화가 잘 되지만, 기가 무거우면 아무리 부드러운 음식이라도 체하고 마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음식에도 기가 가벼운 음식과 무거운 음식이 있다. 신선한 채소나 잡곡밥, 보리밥, 현미 그리고 제철음식은 대부분 기가 가벼운 음식이다. 기가 가벼운 음식이 몸에 좋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기가 가벼운 음식을 먹으면서도 기가 무거운 말, 무거운 대화를 하면 결국 기가 무거운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셈이 된다. 음식 먹을 땐 항상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우리몸속의 기를 가볍게 하기 위함이다.

요한복음 말씀이 생각난다.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이를 것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치 못하리라.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 16:12∼13)

예수님도 그러하셨다. 제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다. 하지만 참으셨다. 그 말을 들은 제자들이 감당치 못할 것을 아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셨다. 성령님이 오셔서 제자들의 마음을 다독거려줄 때까지 참으셨다. 침 한번 꿀꺽 삼키고 참으셨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이 있다. 이 말만은 꼭 해야겠다는 말이 있다.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꼭 해야겠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 말은 참아야 한다. 그 말만은 꼭 하지 말아야 한다.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만 가지 화가 자초되기 때문이다. 그때 그 말은 기가 무거운 말이다. 기가 무거워도 몹시 무거운 말이다. 진리의 성령이 오셔서 감동시켜 주실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이 지혜롭다.

말하는 것도 습관이다. 음식 먹는 것도 습관이듯 말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사실은 모두 습관이다. 기가 무거운 말을 하는 사람은 그런 습관에 빠져 있어서 그렇다. 기가 가벼운 말을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행동이 계속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쌓이면 인격이 되며 인격이 쌓이면 운명이 된다고 했던가.

올해엔 기가 가벼운 말을 많이 하는 습관을 들여서 영적으로 육적으로 더욱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축복 드린다.

<김양규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