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키워 보겠다”… 파견 연구원들 아예 입사

입력 2014-01-17 01:39

중소기업에 파견됐던 정부 출연연구원 소속 기술 인재들이 아예 연구원을 떠나 해당 기업을 성장시켜 보겠다며 눌러 앉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우 좋은 정부 산하기관 연구원이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중소기업을 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6일 기술 혁신을 돕기 위해 3년 전 중소기업에 파견했던 소속 연구원 5명이 최근 연구원을 떠나 중소기업행을 택했다고 전했다. 2010년에 파견된 이들은 3년간의 근무를 마친 뒤 최근 해당 기업에 입사했다.

일터를 옮긴 주인공들은 발전기 제조업체 ㈜썬테크에 들어간 조종현(35) 선임연구원, 반도체업체 ㈜디바이스이엔지의 김명기(32) 연구원, 섬유가공업체 ㈜유한인터텍의 이순세(42) 연구원, 도급업체 한닢테크(주)의 박광호(56) 연구원, 디지털제조솔루션 개발업체인 ㈜스페이스솔루션의 박규원(47) 연구원이다.

정부는 생기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연구원을 선발해 중소기업에 장기 파견하는 ‘기술인재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파견기간 3년이 지나 전직·재계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미래가 보장되는 연구원 신분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5명은 남달랐다고 한다. 해당 기업의 기술 혁신에 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회사에 대한 애착도 커져 자연스레 회사에 남게 됐다고 한다. 조 선임연구원의 경우 파견 기간 9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3건의 신제품 개발을 이뤄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선임연구원은 “3년간 있으면서 중소기업이 가진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발견했다”면서 “연구원보다 신분이 불안할 수 있지만 스스로도 클 기회로 여겨 전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