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前 국방장관, 한국 대통령 평가 논란 이어 美 역대 대통령 9명 촌평

입력 2014-01-17 02:33


지난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임무(Duty)’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신랄하게 비판해 파문을 일으킨 로버트 게이츠(70) 전 미국 국방장관이 15일엔 미국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촌평’을 이어 갔다.

게이츠 전 장관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린든 존슨 전 대통령부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겪었던 9명의 대통령을 몇 단어로 짧게 평했다.

우선 첫 직장인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하던 시절 대통령이었던 존슨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극적 인물”이라고 했다. 부통령 시절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피살되자 대통령 직을 승계한 이후 재선에 성공했지만 베트남전이 장기화되면서 반전 운동에 시달렸던 존슨 대통령의 고뇌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중도 사퇴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이상한 미국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에 대해선 “매우 평가절하된 대통령”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게는 “목적이 불분명하고 동시에 추진하려는 우선순위가 너무 많았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지력 있는 지도자”라고 호평했다. 이어 자신을 CIA국장으로 발탁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매우 저평가된 또 한 명의 대통령”이라 했고, 9명 가운데 유일하게 자신이 직접 모신 적 없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최고의 정치인 대통령이 아닐까 싶다”고 극찬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는 “헌신적”이라는 표현을 썼고 오바마 대통령은 비록 회고록에선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용감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게이츠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회고록을 한 권 보냈다고 전한 뒤 “다시 공직으로 워싱턴DC에 복귀할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직설적으로 책을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6∼2011년 부시·오바마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으며 은퇴 2년 반 만에 회고록을 펴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