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이통사 LTE 과대 홍보… 결국 제살 깎아먹기

입력 2014-01-17 01:38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과대 홍보를 하면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지난 12일 “전국 17개 스키장에서 광대역 LTE와 LTE-어드밴스드(A)를 각각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광대역 LTE-A 서비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국내 최초로 광대역 LTE-A 상용망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전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시작한 서비스에 대해 왜 시범서비스를 한다는 것인지 헷갈려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부 스키장에서는 LTE-A를, 다른 곳에서는 광대역 LTE를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KT 측은 16일 “광대역 LTE와 LTE-A를 모두 서비스하고 있어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광대역 LTE-A’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기지국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채 광대역 LTE 개시를 발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전파관리소에서 장비 구축 허가를 받고 전파진흥원에 시설 준공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구축 허가를 받은 기지국은 20여개, 준공 신고를 한 기지국은 8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나왔다. 한 구(區)에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지국만 최소 50개다. LG유플러스 측은 “2300여개 무선국을 구축했지만 인허가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서비스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허가를 받은 기지국이 20여개뿐이라는 것은 경쟁사의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무리수 마케팅’ 때문에 통신서비스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회사원 이성민(33)씨는 “이통사들이 요란하게 광고하지만 실제로 사용자들에게 속도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지나친 경쟁은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려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