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현실주의자… 2년여만에 ‘보고싶었어요’ 낸 싱어송라이터 정준일

입력 2014-01-17 01:37


찬 바람이 불 때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추위를 쫓기 위해 맞잡은 연인의 손. 한 해의 끝과 시작, 기억 속 누군가를 떠올리며 훈훈해 지는 마음. 누군가에게 겨울은 어쩌면 가장 따뜻한 계절일지 모른다. 싱어송라이터 정준일(31)이 겨울의 감성을 담은 음반으로 2년 2개월 만에 가요계로 돌아왔다. 16일 발매된 정규 2집 ‘보고싶었어요’는 그가 전하는 ‘따뜻한’ 겨울이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준일은 “음반이 손에 들어올 때까지 ‘정말 내 음반이 나올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컸다”며 발매 소감을 밝혔다.

앨범 전체엔 ‘그리움’의 정서가 흐른다. 멜로디와 코드 하나, 가사 한 줄에서도 그가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니가 보고 싶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 전하지 못할 말들을 하곤 했어/ 이제야 내 맘 다 알 것 같은데….’ 발라드 장르의 타이틀 곡 ‘고백’에는 헤어진 연인에게 사랑을 말하는 가사가 담겼다. 거친 호흡을 담아 부른 클라이맥스가 곡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풍성한 현의 선율이 돋보이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연주곡 ‘보고싶었어요’도 돋보인다.

“연주 음악만의 매력이 있어요. 가사가 없는 틈 사이로 듣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기억을 채워 넣을 수 있잖아요. 듣는 분들이 각자의 노래로 기억하겠죠.”

‘크리스마스메리 메리(Merry)’ ‘우리의 밤’은 재즈를 접목한 시도가 빛난다. 과거 다소 우울했던 감성은 한층 밝아졌다. 음악을 들은 지인들도 “부드러워졌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20인조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이번 앨범은 베이시스트 서영도,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는 물론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 등과 작업한 강효민 엔지니어까지 힘을 보태 완성도도 높다.

지난해 10월 제대 직후 그는 장기 소극장 공연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총 19회 3800석을 채웠는데 티켓 오픈 후 10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장기 공연을 하면서 마음가짐에 따라 몸이 달라지는 변화를 느꼈어요. 매일 다르게 노래하고 싶어서 일부러 연습도 열심히 안 했고 곡 순서도 바꿔보고 물도 안 마셔봤고요. 스스로에겐 실험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재밌게 해낸 것 같아요.”

그룹 메이트로 2009년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1년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가고 있다. 그는 “멤버들과 나는 자극을 줄 수 있는 관계”라며 “경쟁하면서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는 시간들이 모두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꿈을 꾸는 현실주의자예요. 어릴 적 봤던 영화 ‘나 홀로 집에’를 여전히 즐겨보고,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OST도 자주 들어요. 마법의 성도, 산타클로스도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고요. 이번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들어보시면 여러분 앞에 어떤 하나의 풍경이 펼쳐질 거라 확신해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