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웰빙 바람에… 無알코올 음료 잘 나간다

입력 2014-01-17 01:36


국내 주류 소비가 감소하면서 술을 대체할 무알코올 맥주나 칵테일 형태의 저알코올 혼합음료 소비가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국민 보건의료지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연간 주류 소비량은 2.2% 감소하는 등 술 마시는 양이 계속 줄고 있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15세 이상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도 8.9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4ℓ보다 적었다.

음주량 감소는 음주문화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업체 관계자는 16일 “취하려고 흥청망청 마시던 음주문화가 지금은 친교를 위해 간단히 마시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음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웰빙 열풍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류 업계는 일본의 5∼10년 전 트렌드를 우리나라 주류 시장이 그대로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닛세이연구소가 2012년 발표한 ‘주류시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일본 주류 판매량은 2001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주류 판매량이 줄면서 인기를 끈 것은 무알코올 맥주다.

일본에선 2009년 양조업체 기린이 알코올 도수 0%의 ‘기린 프리’를 출시하면서 무알코올 맥주 시장을 형성했다. 6개월 뒤 대형 맥주 업체 3개사도 무알코올 시장에 합세했고 지금은 일본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의 4%까지 차지한다. 저알코올 혼합음료 시장도 5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알코올 소비량이 줄면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인 제품은 무알코올 음료로 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0% 무알코올은 하이트진로에서 내놓은 ‘하이트제로 0.00’이 유일하다. 기린 프리처럼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이 전혀 없어 전국 고속도로 70여곳에서도 판매 중이며 육아박람회 경품으로 나오기도 했다. 덕분에 이 제품은 2012년 11월 출시한 뒤 1년 만에 판매량 700만캔을 돌파했다. 올 목표 판매량은 1200만캔이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에 이어 경쟁 업체들이 무알코올 음료 시장에 속속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무알코올 맥주는 전체 맥주 시장의 1%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코올 도수 1% 미만의 미국산 밀러 맥스라이트, 독일산 에딩거 프라이 등 수입 제품이나 저알코올 혼합음료도 편의점을 통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