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자녀들에게… 부모들 절반 ‘법보다 융통성’ 강조

입력 2014-01-17 01:36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자녀들에게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떤 조언을 할까. 한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 ‘법과 원칙을 지켜라’는 말보다 ‘적당한 융통성을 발휘하라’고 권유하겠다는 부모가 더 많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남녀 8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조사에서 다수가 성공을 위해선 약간의 편법을 동원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우선 ‘자녀에게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충고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1%는 “적당한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법·질서를 규정대로 지키도록 하겠다”는 49.9%였다.

젊은 사람일수록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매끄러운 사회생활을 위해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20대(71.6%)가 가장 많았고 30대(56.4%), 40대(45.8%), 50대 이상(31.5%) 순으로 나왔다. 또 10명 중 6명(56.7%)은 “엄격한 규정 준수가 타인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여겼다.

무슨 수를 쓰든 일단 성공만 하면 된다는 식의 도덕불감증도 강했다. 응답자의 84.0%는 ‘한국은 정직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성공하면 사회지도층으로 용인되는 분위기’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런 인식은 사회지도층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을 신뢰한다”는 23.5%에 그쳤다. 여러 사회시스템 중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52.1%)가 그나마 가장 높았고, 입법시스템을 신뢰하는 비율은 18%에 그쳐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투자위험분석단체 PRS(Political Risk Service)가 발표한 한국의 1998∼2012년 연평균 법·질서 지수는 0.79(1점 만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지수 0.85보다 낮고 순위도 20위권 밖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