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자유치 한계 봉착 자력갱생 선회… 경제특구 3곳 모두 올스톱
입력 2014-01-17 01:39
새해 들어 북한의 공식 경제특구 4곳 중 개성공단을 제외한 3곳이 모두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자 유치가 힘들어짐에 따라 북한은 최근 자력갱생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장성택 처형, 외자 유치까지 영향=북한의 공식적인 대외 경제특구는 개성공단,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나선경제무역지대, 금강산국제관광특구 등 네 곳이다.
이 중 개성공단의 경우 정상가동을 넘어 발전적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RFID) 구축 공사 작업이 어제 마무리됐다”며 “일주일 정도 시스템 안정성을 점검하고 개선·보완을 거쳐 설 연휴 전인 1월 말부터 일일단위 상시출입을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RFID가 이뤄지면 개성공단을 오가는 우리 국민은 출입예정 당일에 한해 자유롭게 개성공단을 드나들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미리 정한 시각에만 출입을 할 수 있는 불편함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와 나선경제무역지대는 장성택 처형의 직격탄을 맞았다. 장성택이 직접 중국과 계약을 체결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는 터파기 공사마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선경제무역지대는 북한이 장성택 처형 당시 판결문에서 토지사용권을 헐값에 팔았다는 죄목이 적시된 지역이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무역지대 내에 있는 장성택 라인에 대한 대대적 숙청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는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아예 문이 닫혔다.
◇경제발전, 자력갱생으로 선회 움직임=북한은 외자 유치에 별 성과가 없자 최근 농업·수산업 발전을 독려해 자력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하려는 움직임이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새로운 경제특구 13곳을 발표하는 등 외자 유치를 강조한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행보다. 실제 노동신문에서는 새해부터 외자 유치를 언급한 기사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절약은 곧 생산이며 애국심의 발현”이라며 “전사회적으로 절약투쟁을 강화해 한 와트의 전기, 한 그램의 석탄, 한 방울의 물도 극력 아껴 쓰도록 해 나라 살림살이를 깐지게(빈틈없이) 해나가는 기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또 새해부터 각 지방·단위 기업소별로 생산량 증대를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농장들과 기관, 공장, 기업소들의 농장원·종업원 궐기 모임들이 각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김 제1비서가 직접 과학기술원을 방문하는 등 과학자·기술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마식령 속도’를 내세우며 각 분야에서 주민들의 과업 완수를 촉구하기도 한다. 정부 당국자는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스스로도 외자유치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력갱생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