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손학규·정세균, 3인 3색… 민주 ‘계파’ 보스가 움직인다

입력 2014-01-17 02:31


민주당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이 ‘3인 3색’ 행보를 보이면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역학구도가 꿈틀대는 모습이다. 각 계파의 대주주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당내 분파주의 극복을 선언한 김한길 대표와의 협력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고문은 새해를 맞아 뉴질랜드로 떠났던 오지 트레킹을 마치고 16일 오후 귀국했다. 문 의원은 취재진을 만났지만 아무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이틀 정도 서울에 머문 뒤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 설을 보낼 예정이다. 문 고문 측 관계자는 “문 고문이 이미 회고록을 내고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며 “앞으로도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 ‘진보 블록’을 대표하는 문 고문이 당내 논쟁 중인 햇볕정책 수정, 당 혁신 방향 등 현 정국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당 화합의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개헌 깃발을 내걸었다. 그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신년 토론회에 참석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선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개헌에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고질적인 대결주의와 증오의 정치를 극복하고 사회 통합과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개헌과 관련해 분권형 대통령제뿐 아니라 의원내각제 등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독일식 비례대표제(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다당제, 대통령 결선투표제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 고문은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 고문은 “창당도 좋고, 새정치도 좋지만 모든 과거를 구태로 모는 행태야말로 구태”라며 “2010년 야권연대는 연합정치의 새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연일 지방선거 독자세력화를 밝히며 선거연대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정 고문은 “안철수 신당 측과는 지난 대선을 통해 정책의 차이를 거의 확인하기 어려웠다. 공식적인 정책합의문까지 남아 있다”며 “연합의 경험을 축적해 나가도 모자랄 판에 판을 깨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정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 측뿐 아니라 당내 야권연대에 비판적인 목소리에 대한 반박 성격”이라고 전했다.

문·손·정 고문을 비롯한 민주당 상임고문단과 김 대표는 오는 21일 국회에서 오찬을 갖기로 했다. 당내 계파 화합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임성수 정건희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