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심부지열 활용해 에너지 자유도시에 도전

입력 2014-01-16 16:20

[쿠키 사회] 광주시가 심부지열(深部地熱)을 활용한 ‘에너지 자유도시’ 조성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시는 “오는 22일 세계적 권위의 지열전문가인 미국 서던 메소디스티대학 블랙웰 교수 등을 초청한 가운데 ‘3.5㎞ 심부지열 활용방안 발표회’를 갖는다”고 16일 밝혔다.

발표회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에너지 분야 자회사인 ‘알타락’ 기술진과는 지열발전소 건립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시는 발전소 완공 이후 구글 측이 일정기간 관리·운영권을 갖는 BTO 방식의 민자유치를 검토 중이다.

상무지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이번 발표회에는 미국의 유력 언론사들도 참여한다. 그동안 화산지대에서 주로 이용해 온 심부지열 발전소는 지하 4~5㎞의 깊은 땅속에서 달궈진 암반 등에 의해 섭씨 150~200도로 가열된 지하수를 끌어올려 난방·전기발전을 하는 것이다.

하남산업단지 입주업체인 ㈜한진디엔비는 시가 제공한 치평동 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서 ‘워터햄머’ 시추방식으로 지하 3502m를 뚫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11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황세호 박사 등 국내 전문가들에 의해 공인된 세계 최고 기록이다. 2004년 스웨덴에서 시추한 608m에 비해 6배 정도 깊이 뚫어 획기적으로 종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는 것이다.

심부지열 발전소는 국내의 경우 이명박정부 때 포항시에 3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건설에 착수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 망치’라는 의미의 워터햄머 방식은 1초에 15회 이상 수압을 대형망치에 전달해 땅을 뚫는 것으로 공기압축에 의존해 시추하던 기존 방법보다 굴착속도가 빠르고 경제성도 높다.

시는 심부지열 발전이 본격화되면 원자력발전소 등에 의존하지 않고 땅속 지열과 태양열 등으로 도시의 모든 에너지를 충당하는 ‘에너지 자유도시’ 실현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는 각오로 국내 최초의 심부발전소를 반드시 건설하고 산업화에도 착수할 것”이라며 “이미 성공한 3.5㎞ 시추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