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뚝섬 110층 빌딩 사실상 포기

입력 2014-01-16 02:34

현대자동차가 서울 성동구 뚝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짓기로 했던 110층 초고층 빌딩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서울시의 기존 입장이 달라지지 않자 뚝섬을 포기하고 다른 쪽에 부지를 물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15일 “건립 인허가권을 서울시가 갖고 있어 우리가 먼저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하지만 건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포기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06년 해당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 110층 규모의 사옥 겸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후 고층건물 난립을 막기 위해 50층 이상 빌딩은 도심이나 부도심에만 지을 수 있게 하는 ‘초고층 건축관리 기준’을 마련, 이에 해당되지 않는 지역인 뚝섬에서는 건립이 불가능해졌다. 현대차가 일부 부지를 공원 등으로 기부채납하는 방안도 제시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서울시 입장이 달라지면 건립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서울시의 입장 변화 가능성은 낮다. 재계에서는 대한한공이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건립을 희망하는 7성급 호텔 건설 사업 등 다른 대규모 건설 사업도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