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CEO 후보 5명 선정

입력 2014-01-16 01:35


포스코는 1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5명을 정했다고 밝혔다. 후보는 권오준(64) 포스코 사장, 김진일(61) 포스코켐텍 사장, 박한용(63)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정동화(63) 포스코건설 부회장, 오영호(62) 코트라 사장이다.

후보 5명 가운데 4명이 포스코 출신이고 오 사장만 외부 인사다. 권 사장은 1986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기술연구소장과 RIST 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기술총괄장(사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1975년 입사해 포항제철 제강부장, 포항제철소장, 탄소사업부문장(부사장)을 지냈다. 박 이사장은 1978년 입사해 포스코 홍보실장, 인력자원실장(전무), 포스코ICT 사장,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을 역임했다. 정 부회장은 1976년 입사해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 광양제철소 부소장, 포스코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오 사장은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과 1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포스코 출신 중 3명은 기술 부문 전문가다. 권 사장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금속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김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정 부회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세 사람은 경영 기획이나 전략 쪽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박 이사장은 마케팅과 홍보에 강하나 현장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오 사장은 서울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지만 철강 분야에서 다른 후보보다 경험이 적다는 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후보 가운데 등기이사가 없고 다섯 사람이 비슷한 연령대(61∼64세)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애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등기이사인 박기홍·김준식 사장은 각각 56·60세(1958·1954년생)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사회가 조직 안정을 최우선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1948년생인 현 정준양 회장은 2008년 60세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5명에 대한 자격 심사를 벌여 이르면 이달 안에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사회는 이날 사외이사 6명으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최종 후보는 경영계획과 비전을 준비하는 기간을 거쳐 오는 3월 14일 주주총회에서 CEO 자리에 오른다.

한편 포스코가 CEO 후보군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른바 외압 논란이 없도록 투명하게 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 사의 표명 때 불거진 정치권 외압 시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